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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먹영화

완성도 높은 미드, 브레이킹 배드

by 만두서비스 2022.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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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도 높은 미드를 말해보라고 하면 당장이라도 여러 개가 머릿속에 떠오르지만 항상 어떤 아쉬움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시리즈의 인기가 대폭 상승하면 억지로 설정을 만들어내 시즌을 이어가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서 '용두사미'라는 타이틀을 가져가는 미드가 많죠.

 

 오늘 리뷰할 <브레이킹 배드>는 흠잡을 게 없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나 시청자들을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하는 빠른 전개 같은 것들은 인기 있는 미드라면 모두 가지고 있는데 브레이킹 배드는 어떤 면이 그렇게 훌륭할까요?

 

 

 

- 내가 월터였다면?

 

 이 드라마가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이유는 주인공 '월터'를 정확하게 선과 악으로 구분 짓지 못하게 했다는 점입니다. 고등학교 화학 과목의 교사인 월터는 암 판정을 받게 됩니다. 월터는 아내와 장애를 가진 아들이 있고, 그저 평범한 가정을 지키는 가장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에게 약물 치료를 해도 최대 2년밖에 살지 못할 거라는 소식은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월터의 그런 부담감은 결국 마약을 제조해서 판매해보자는 생각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본인의 해박한 화학적 지식을 이용해 품질이 매우 높은 마약을 제조해내는 것이지요. 월터는 결국 마약 세계에 빠져들게 되고, 우리는 월터를 통해서 사람이 주위 환경에 따라 바뀌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암을 선고받는 월터의 얼빠진 표정
암 선고를 받는 월터

 드라마의 첫 부분은 월터의 착실한 모습들을 의도적으로 자주 보여줍니다. 그런 사람도 경제적 상황이 궁지에 몰리게 되면 이빨을 드러낼 수밖에 없고, 가장으로써 막대한 치료비에 부담을 느껴 치료를 거부할 생각까지 하게 되는 것이죠. 월터는 결국 마약 제조라는 방법을 통해 문제를 헤쳐나가기로 했고, 그 과정에서 선했던 사람이 점점 어떻게 변하게 되는지 보여주게 됩니다.

 

팬티만 입은 채로 경찰이 오는 것을 기다리는 월터&#44; 썸네일사진
빤스만 입은 월터

 그 과정을 보면서 그런 생각도 해보는 겁니다. 나라면 어땠을까? 마약제조라는 키워드를 빼고서라도 내가 정말 재능이 있는 어떤 분야를 불법적으로 시도하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면? 내 건강 때문에 안 그래도 힘든 가정에 더 큰 짐을 지게 해야 한다면? 나는 월터를 '아무리 그래도 범죄는 아니야'라고 나무랄 수 있을까?

 

 

- 모든 것은 관점에 따라 다르고,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브레이킹 배드>를 다 보게되면 한 가지 생각이 드는 점이 있습니다. 그곳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모두 크고 작은 실수를 하고, 그것을 각자의 기준선에 두고 판단을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가족에게 부담을 지게 하기 싫어서지만 마약 제조를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런 거짓말과 자꾸 밖으로 나도는 월터 때문에 직장 상사와 잠자리를 가진 아내는 정당한가? 

 

 마약 제조에 비하면 상습적으로 백화점에서 마음에 드는 구두를 훔치는 것은 봐줄 만 한가?

 

 중간중간에 나오는 이런 월터 주변 인물들의 모습들을 자연스럽게 오버하지 않은 채 집어넣음으로써 우리들은 월터의 행동을 처음에는 '미친 거 아니야?'에서 '그럴 수도 있지'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행크네 가족과 월터 가족의 식사자리
가족들과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월터

 아무리 가족을 위해서라도 악행을 자처하는 월터를 옹호하지 않다가 점점 월터를 옹호하고 아내인 스카일러를 우리는 짜증나합니다. 이게 단순히 월터가 주인공이라 그런 것이 아닐 겁니다. 

 

 

- 깔끔한 마무리

 

월터를 경계하는 스카일러와 아들 플린
월터를 경계하는 모자

 누군가는 납득이 안 갈 수도 있습니다. 월터가 힘들게 번 돈이 결국 월터를 등진 아내와 아들에게 돌아갔으니까요. 그러고는 월터는 쓸쓸히 혼자 죽음을 맞이합니다. 결국 월터는 자신의 본래 이루려던 목표를 이룬 셈입니다. 자신의 목숨을 포기한 채 가족들에게 짐이 아닌 슬픔을 위로할 충분한 부를 안기고 가겠다 라는 목표. 

 

 월터는 마지막에 아내인 스카일러와 대화를 나누며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은 모두 자기 자신을 위해서였다고 고백합니다. 항상 스카일러에게 가족을 위해서라며 둘러댔던 월터가 말이죠.

 

 함께 했던 친구는 큰 회사의 CEO가 되었고, 자신의 애인까지 빼앗아갔던 과거를 가진 월터는 그 응어리들을 항상 가슴속에 품고 살았던 것입니다. 그러다 '하인즈 버그'라는 가명으로써 자신의 재능으로 막대한 부와 영향력을 행사를 하니 이제야 살맛이 났던 것입니다.

스카일러를 뒤에서 껴안는 월터와 울고있는 스카일러

 아까도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스스로 판단을 하면서 봅니다. '그럴 수도 있지', '그래도 저거는 조금 심하네' 라면서 말이죠. 그래서 그런지 주인공 월터의 죽음은 어느 정도 납득하면서 보게 됩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월터를 밀어낸 아내와 아들이 그 돈을 가져가는 것을 못마땅해하는 것도 같습니다.

 

 그만큼 저희는 이 드라마에 몰입을 많이 했고, 누가 살아있어서 이후의 시리즈를 염두해둔다던가 하는 그런 결말이 아니기에 깔끔한 마무리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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